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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年 | 신년 인터뷰-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7-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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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명상센터 국민 심신 안정, 개성 영통사서 남북청소년 백일장”

2015년 을미년을 앞둔 구랍 17일, 서울 관문사에서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을 만나 취임 10개월을 앞둔 소회와 함께 천태종의 신년 종무행정 기조, 불자들에 대한 덕담을 들어봤다. 편집자

창건 70년 맞아 구인사 역사기록전
배구대회, 천태종화합한마당 전환

“나눔과 하심, 참회로 대발심 서원, 용기와 원력, 어떤 장애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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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1일 천태종 제17대 총무원장에 임명되셨습니다. 취임 후 9개월여 동안 불교계 안팎에서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천태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셨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갑오년도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불교계 안팎에서 불자들과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다행히 천태종은 순탄한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천태종은 다른 종단과 달리 종정 중심제로 운영되고 있어서 종도들 간 결속력이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집행부에서 각별히 종도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중점을 두기도 했습니다. 갑오년 한 해 천태종이 원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은 종정예하의 큰 가르침과 종단의 모든 스님, 종도님들의 도움 덕분인 것 같습니다.

△천태종이 올 한해 안정적인 모습으로 종무행정을 펴나갈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총무원장 스님께서 취임 당시 진산식 비용을 절감해 단양군 사회복지협의회에 2,000만원을 전달하는 등 허례허식을 경계하며 보여준 솔선수범이 사부대중의 귀감이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천태종의 새해 종무계획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시죠.

- 천태종의 새해 예산은 올해보다 소폭 증가한 189억 원 정도입니다. 사회적으로도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 우리 종단도 신규 대작불사를 벌이기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불사들을 마무리한 후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두고 종무행정을 펴나가려 합니다.

큰 줄기로 보면, 종단 내적으로 구인사 창건 70주년 행사와 내실 있는 승려 교육 및 신도 교육에 무게를 뒀고, 외적으로 불자들과 국민들의 정서 안정을 위한 전통명상 수행과 남북 경색국면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불교교류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전통명상 수련을 통한 국민들의 정서 안정을 말씀하시니까, 최근 완공을 앞두고 있는 단양 국제선원과 분당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가 떠오릅니다. 개관이 언제쯤으로 예정돼 있고, 이후 어떤 형태로 운영될지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과 마음의 평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와 비교할 때 의식주는 모두 풍족해졌지만, 우리는 그때보다 행복해졌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물질적으로 풍족한 상황에서 정신적인 가난으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국가적 재난으로 이를 겪은 유가족은 물론 모든 국민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 슬픔과 절망,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잠복기를 거쳐 국민들의 정신적 피폐함을 가져와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종교계의 역할이 바로 국민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도록 돕는 일입니다.

단양에 짓고 있는 천태종 국제선원과 분당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는 모두 완공단계에 와 있습니다. 이르면 3월부터 운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천태종은 이외에도 청주 명장사와 논산 금강대학교에 국제선원을 갖고 있고, 개별사찰 중에도 명상센터로 활용 가능한 사찰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을 활용해 단양 천태종 국제선원을 거점으로 전국망을 갖춰 국민들이 마음의 평안을 찾는 문화적 휴식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구인사를 총본산으로 전국에 말사를 두고 있는 천태종의 구조적 특징이 명상수련센터의 운영에도 반영이 되는 셈인데, 그 결과에 기대가 큽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구인사 창건 70주년 행사와 남북불교교류 관련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단양 구인사는 상월원각대조사께서 흥법호국과 구세제중을 염원하며 광복을 맞은 1945년 소백산 연화지에 창건한 사찰입니다. 대조사께서 ‘억조창생 구제중생 구인사’라고 명명하셨는데, 지금도 구인사 초입에 세워진 큰 입석에 이렇게 새겨져 있습니다. 당시는 칡덩굴로 얽어 세운 초가집 형태의 암자였는데, 지금은 전국 최대의 관음기도도량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들어선 전각만 해도 수십 동에 이르고, 매년 다녀가는 불자들은 수백만 명을 헤아릴 정도입니다.

천년 고찰은 아니지만, 천태종의 입장에서는 종단의 중창조인 상월대조사께서 세운 구인사가 고희(古稀)를 맞는 감회가 작지 않습니다. 그래서 각 부서별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대표적인 행사는 불교천태중앙박물관에서 준비 중인 특별전 ‘구인사 역사기사록전(가칭)’을 들 수 있겠네요.

남북불교교류사업은 여러 가지를 구상 중인데, 어느 한쪽에서 추진한다고 성사되는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개성 영통사를 비롯해 관음사-안화사로 이어지는 삼사순례를 기획했지만 성사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남북교류사업을 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태종 청소년들이 북한 청소년과 개성 영통사에서 만나 교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기획 중입니다. 광복 70년을 맞는 만큼 통일을 주제로 한 사생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조선불교도연맹과 함께 개성지역 불교문화재 고증을 위한 남북공동토론회도 제안하려 합니다.

현재 천태종에서 발간하는 금강신문을 통일부 승인을 받아 북측 조선불교도연맹으로 보내기 위해 ‘나누며하나되기’에서 준비 중인데, 아마 정부 승인을 받게 된다면 첫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정부의 협조와 조선불교도연맹의 의지가 뒤따른다면 올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취임 당시 금강신문과 인터뷰를 하실 때 ‘내실 강화’를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실제 지난 한 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판단이 되는데, 올해는 이와 관련해 어떤 사업을 준비하고 계산가요?

- 사실 ‘내실 강화’라고 말은 해도 총무원 각 부서별로 진행해오던 지속 사업을 성실하게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땅을 단단하게 다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와 다른 사업을 꼽으라면 두 가지를 들 수 있겠네요.

먼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서 이를 활용한 온라인 활성화에 주력할 예정입니다. 요즘 밴드, 카카오톡, 포털사이트 카페 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을 교육과 포교에 접목시키려는 것이죠. 현재 금강신문도 개발 중인 앱을 연초에 오픈한다고 알고 있는데, 같은 맥락에서 시대변화에 부응한 포교전략을 준비 중입니다.

또 하나는 3년마다 진행하려 해오던 전국청년회 배구대회를, 전 종도가 참여하는 ‘천태종화합한마당 체육대회’로 전환해 개최하려 합니다. 사부대중과 각 지역별 천태불자들이 단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봅니다.

△오늘 말씀 중에도 새해에 국민들의 심신 안정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만, 끝으로 을미년 새해를 맞는 불자들과 국민들, 특히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리나라는 과거 다른 나라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다른 나라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물질적으로는 어느 정도 여유로워졌지만, 그 과정에서 몸에 밴 과열 경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해 심적 괴로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물질적 풍요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정부와 종교계도 국민들의 심신 안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면 항상 스스로를 반조해보아야 합니다. 앞만 보고 가다보면 장애에 부딪혀 애를 먹기 십상입니다. 반면 자신을 반조해서 자신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스스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깨닫게 되고, 상대방이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를 잘 풀어갈 수 있습니다.

또 젊은이들은 경제가 어려워진 탓에 취업을 하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며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인생은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이라고 말하지요. 그래서 인생에는 여러 고비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기 마련입니다. 힘들다고, 견디기 어렵다고 자기 관리를 등한시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를 등한시하게 됩니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앞만 바라보지 말고, 옆도 보고, 뒤도 돌아보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 어려움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을미년 새해에는 전 국민이 어느 때보다 넉넉한 마음을 갖고 상대를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나눔과 하심, 참회를 바탕으로 대발심을 서원합시다. 이렇게 용기와 원력을 갖고 대범하게 행동하면 어떤 장애가 닥치더라도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을미년, 멋진 한 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윤완수 기자 yws3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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